• 2023. 6. 23.

    by. 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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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담한 나르시시스트 형 


    이 유형의 진정한 매력은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사로잡아 유인하는 능력에 있다. 이 유형이 탁월한 유혹자의 대열에 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능력 때문이다. 이 유형은 본질상 차갑고 사람을 멀리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데도 이상하게 강력한 유혹의 힘을 발휘한다. 대개 누군가를 오래 만나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일단 사람의 속 마음을 알게 되면 흥미를 잃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유형의 경우는 정반대다. 사람들은 이 유형이 자기를 이용한다는 사실 알면서도 흥미를 잃기는커녕 오히려 더 애가 탄다. 이 유형이 가진 유혹의 힘을 이해하려면 먼저 사랑과 욕망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환심을 사려고 노골적으로 접근할 경우에는 오히려 그를 도망가게 만든다.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쏟아부으면 잠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내 상대를 질리게 만들고 심지어는 두려움을 갖게 할 수도 있다. 과감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만 상대의 환심을 끌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종종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이 유형은 적절한 기회에 냉담하게 돌변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면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한편,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 유형의 냉담한 모습은 일종의 신비감을 자아내며 상 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반대로 익숙하고 길든 것은 상상력이나 신비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때로 거리를 두는 것이 상대의 감정을 자극한다. 손안에 들어왔다 싶으면 한 번씩 거리를 두는 이 유형의 태도에 상대는 불안한 마음이 생기고 관계가 깨질까 봐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그런 경우에는 이 유형의 마음에 들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 유형의 매력은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기보다는 일단 마음을 주는 척하다가 갑자기 뒤로 물러서는 특성에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유형이 사람을 사로잡는 기술이다.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지두 크리슈나무르티(Jiddu Kithramurat)도 실은 이 유형이다. 또한 추종자들에게 세계의 스승으로 추앙받았던 그는 댄디이기도 했다. 그는 우아하고 말쑥한 옷차림을 좋아했다. 그뿐만 아니라 독신생활을 했으며, 누가 자기 몸에 손을 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1929년 그는 자신이 신이 아니고 정신적인 스승도 아니며 어떤 추종자도 원치 않는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오히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추종자들도 더욱 헌신적으로 되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순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보편적인 사랑과 포용을 설파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력적인 육체의 소유자로 외모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으면서도 독신주의와 정신적인 삶을 강조했다. 바로 이런 모순된 분위기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했다. 이 유형은 사람들에게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든다. 누구든지 일단 쾌락을 맛보게 되면 다시 맛보고 싶어 한다. 이런 심리를 잘 알고 있는 이 유형은 쾌락을 준 다음에 그것을 다시 거두어들인다. 이 유형의 힘은 다양한 방법으로 뜨거움과 차가움을 교차시키는 능력에서 나온다. 8세기경 중국의 전형적인 이 유형은 양귀비였다. 그녀는 상냥한 태도와 냉정한 태도를 적절히 바꾸어가며 현종을 사로잡았다. 양귀비는 황제 앞에 서 온갖 애교를 떨다가도 그가 작은 잘못이라도 저지르면 태도가 돌변해 화를 내며 돌처럼 차갑게 굳어버렸다. 일단 그녀가 제공해준 쾌락을 맛본 황제는 그녀가 화를 낼 때마다 그녀의 비위를 맞추려고 궁궐을 발랑 뒤집어놓곤 했다. 황제는 계속해서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려다가 자기 자신은 물론 나라까지 망쳤다. 이 유형은 때로 화를 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상대에게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흔히 부부나 연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사랑싸움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싸운 뒤에 화해하고 나면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예전보다 배가되는 것이 보통이다. 어떤 종류의 슬픔이든, 슬픈 감정은 유혹의 힘을 갖는다. 또 하나 이 유형은 결코 질투심을 갖지 않는다. 상대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자기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척하며 욕망의 삼각관계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유형은 상대의 행동에 전혀 질투를 느끼지 않는 척한다. 이러한 이 유형의 방법은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물론 사회적인 상황에 서도 지대한 유혹의 힘을 발휘한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여성에게 관심을 가졌던 프로이트는 그 자신도 일종의 나르시시스트였다. 그의 초연한 태도에 제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인간은 대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못한 것처럼 생각되면 불안해하며 그것을 극복하려고 애를 태운다. 냉이 유형은 초연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서로 경쟁하게 만든다. 정치지도자들은 대개 이 유형의 전술을 사용해 대중을 사로잡는다. 이들은 대중을 잔뜩 흥분시킨 다음 갑자기 대중과 거리를 유지한다. 정치 하자인 로베르토 미헬스(Roberto Michel)는 그런 정치가들을 가리켜 차가운 이 유형이라고 불렀다. 나폴레옹은 프랑스를 상대로 이 유형의 전술을 구사했다. 이탈리아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그는 일약 국가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는 곧 프랑스를 떠나 이집트 원정길에 나셨다. 자기가 없으면 정부가 사분오열될 테고,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자신이 되돌아오기를 애타게 갈망할 것이라는 속셈에서였다. 마오쩌둥도 선동적인 연설로 대중의 감정을 자극한 뒤 며칠 동안 갑자기 사라짐으로써 자신을 일종의 우상으로 만들었다. 유고슬라비아의 지도자였던 요제프 티토(Josef Tito)도 이와 동일한 전술로 국민들의 마음을 장악했다. 위에서 언급한 정치인들은 모두 확실한 나르시시스트였다.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환난의 시기에는 이 전술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질투와 예정 격렬한 감정을 자극하는 이 유형의 전술은 특히 그룹을 대상으로 할 때 효과적이다. 그룹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감정적 • 물리적 거리를 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유형은 초연한 태도로 철저한 자기만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울다가 웃다가, 차갑다가 따뜻하다고 하는 태도를 반복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의 마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가운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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