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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심리학

기억의 크기 재는 심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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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크기 재는 심리 분석

기억의 크기를 재는 심리 분석에 보면 트라우마는 빅 트라우마와 스몰 트라우마가 있다. 혹시 여러분은 어린 시절의 나름대로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했던 걱정거리가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십니까? 별문제 없이 원만하게 잘 자라 그런 걱정거리가 없으셨나요? 아니면 시간이 지나 취직, 월급, 결혼 등의 현실적인 고민에 치여 모두 잊어버리셨나요? 지금 현실이 너무 괴로워 차라리 어린 시절의 고민거리가 더 그립다고 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사실 아이 때에는 아이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했던 걱정거리가 있기 마련이죠. 어른들에게 별거 아닌 사건이지만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에게는 사소한 일도 마음의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심리적 외상, 트라우마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잘못된 믿음이 생겨나도록 하는 모든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트라우마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첫 번째는 빅 트라우마입니다. 이것은 전쟁, 재난, 천재지변, 불의의 사고, 강간, 아동기 성폭행 등과 같이 일상을 넘어서는 커다란 사건이 한 개인의 삶에 극적인 영향을 주는 경험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개인이 세상에 대해서 가지고 살아온 기본적인 가치와 관점을 뒤흔들어 놓는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되지요. 따라서 많은 경우 악몽, 플래시백, 불안, 공포, 회피, 일상에서의 부적응과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어쩌면 요즘같이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 언제 어디서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일상에서 이런 강렬한 트라우마를 경험하지 않고 산다면 그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다음은 스몰 트라우마입니다. 이것은 각 개인의 삶에서 자신감 혹은 자존감을 잃게 만드는 일상에서의 경험, 사건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친구들로부터 반복적으로 놀림을 받은 경험, 너무 급한 나머지 교실에서 오줌을 싼 경험, 혹은 발표할 때 실수를 했거나 길을 잃어버렸던 경험, 패싸움을 옆에서 보면서 두려움에 떨었던 경험, 양파 경험 등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경험들 역시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제한적인 믿음을 갖게 하여 자기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위축되고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합니다.

여기서 '스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러한 경험들이 일상생활 도처에 널려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결코 이러한 경험들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이 '스몰 의미는 아닙니다. 한 예로 우울증으로 치료받으러 온 어느 여성은 어릴 적 상처받은 일들이 꽤 있었는데 그 중 자주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초등학교 때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비가 오는 날이면 다른 친구들은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데리러 오는데 자신은 한 번도 엄마가 데리러 온 적이 없었던 기억이라고 합니다. 비 오는 날은 운 좋게 친구랑 함께 가거나 비 맞고 처량하게 집에 가던 기억이 너무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서운하고 내가 충분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늘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우울증은 어린 시절의 이런 경험들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치료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통찰이 생겼지만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스몰 트라우마인지, 빅 트라우마인지와는 상관없이 트라우마의 경험들은 그것을 경험했을 당시의 이미지, 신체 감각, 맛과 냄새, 소리, 그때의 생각들까지 그대로 저장하게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상태로 그대로 얼어붙어 당시의 신경망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릴 적 술을 마시고 오면 자는 애들을 깨워 말을 시키고 대답을 잘 안 하면 빗자루나 손에 잡히는 것으로 심하게 때리던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있는 어느 여성은 결혼 후 남편이 술을 마시고 오는 날이면 초긴장 상태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가 혹시라도 남편이 조금만 목소리를 높여 소리를 질러도 무조건 아이를 안고 맨발로 아파트 계단을 뛰어 내려가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남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답답하고 황당한 상황이며, 억울해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은 평소에 한 번 더 아내를 때린 적이 없고 언성을 그렇게 크게 높이지도 않는데 자신이 술만 마시면 아내가 지나치게 과잉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어릴 적의 외상 사건과 관련한 모든 기억이 그녀의 신경망에 그때의 외상 경험 그대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기억을 자극하는 반응이 오면 강렬한 정서 반응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은 의식에 별다른 자국을 남기지 않고 흘러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트라우마의 사건들은 덫에 빠진 것처럼 영구적으로 차단되어 갇히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망가진 레코드 음반처럼 몇번이고 반복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외상의 경험을 불러일으킵니다. 악몽을 꾸고 플래시백처럼 사건이 떠오르고 하는 과정들은 덫에 빠져 있는 정보를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처리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신의 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좀 더 설명해보자면, 우리 신체는 상처가 생기면 병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진물이 나오고 그러다가 딱지가 생기고 새 피부가 나오는 등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과정이 자동으로 일어납니다. 그런데 만일 신체의 자연적인 상처 처리 과정이 차단된다면 상처는 곪아 치유가 늦어지겠지요. 이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도 정신 건강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정보 처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차단된 몸의 처리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감정을 일으키는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그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치유의 과정이 일어나지 않아 신경계에 갇히게 되면 다양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들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스몰 트라우마란 작은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삶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질문하죠, 어릴 적 당신의 스몰 트라우마는 무엇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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