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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심리학

심리 읽기에 필요한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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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읽기에 필요한 도구 대상관계이론


심리 읽기에 필요한 도구로 대상관계이론이 있다. 멜라니 클라인, 말러 등 많은 이들이 주창하고 발전시켰던 이론으로, 상당히 어려운 이론이긴 하지만 이 가운데 두 가지 개념만 정리하고 넘어가려 한다. 바로 '전이 tanusfierence 와 '투사적 동일시projecive identification이다. 전이란 대상관계이론에서 나온 개념은 이론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졌다. 원래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벌어지는 감정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말이다. 면담이 시작되면 환자가 의사를 대할 때, 마치 자신이 아는 특정인을 대하듯 할 때가 있다. 의사를 과거 자신에게 중요했던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의사가 환자에게 개인적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역전이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환자가 찾아왔다. 나와 두 번 정도 면담했다. 그런데 갑자기 환자가 지난 시간에 내가 했던 말이 너무 섭섭했다며 무려 한 시간 동안 짜증을 낸다. 물론 내 말이 섭섭하게 들렸을 수도 있지만 지금껏 두 번 만난 사이에 그러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 사람이 내게 하는 짜증 섞인 말에서 '의사 선생님 단어를 '아버지'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그대로 평소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아버지가 자신에게 섭섭한 말을 자주 하지는 않았는지 탐색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일상에서는 언제 이런 상황을 볼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렇다. 평소 이상할 정도로 얄밉고 꼴 보기 싫은 사람을 떠올려 보라. 자신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나쁜 짓을 한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사람이 밉다. 앞에서도 수없이 얘기했듯이 이런 모순점이 바로 놓치지 말아야 하는 포인트이다. 조금만 잘 추리해보면 뭔가 내가 예전에 싫어했던 사람과 연결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 역시 예전에 진료를 볼 때 이상할 정도로 미워 보이는 환자가 있었다. 환자가 간 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전에 나와 매우 사이가 나빴던 상사와 표정과 그 환자의 표정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전이 현상이 조금 더 복잡해지면 '투사적 동일시'라 불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은 세 가지 순서로 나타난다. 1단계, A가 자신 혹은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B에 보이는, 일종의 전이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관련 책을 보면 '전이 현상은 광범위한 관계에서 나타난다'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이 현상은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 나타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흔하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것 이상을 일으킨다. 2단계, B가 자신에게 투사된 선입견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이 마치 A가 전에 알던 그 사람인 양 행동한다. 3 단계, 상대의 선입견이 B에 의해 처리, 변형되어 다시 A에 돌아가고, 마침내 둘 사이에 관계의 양상이 변하게 된다. 좀 더 알기 쉽게 얘기하면 이렇다. 의사를 아버지로 느끼면서 화를 내는 환자를 만났을 때, 그 환자를 대하는 의사 역시 자신도 모르게 그의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환자를 꾸짖거나 변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간에 부정적인 감정과 대응이 오가게 되는데, 전혀 다른 사람끼리 부자간의 역할극을 열심히 하고 나서 의사는 환자를 매우 예의 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고 환자는 의사를 자신의 아버지처럼 무정하고 비겁한 사람으로 확신하게 된다. 당연히 치료는 실패한다. 진료가 끝난 후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지? 후회가 밀려오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반응을 할 때 그것이 상대가 일방적으로 나에게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간에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상대가 내가 미워서 자꾸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거나, 나를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투로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사실은 그 사람이 별나서 나를 그렇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행동하게끔 유도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상대의 반응은 내 탓일 수도 있다'이고, 종교적으로 말하자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가 된다. 이러한 원리가 가장 잘 적용되는 사람들은 갈등이 심각해 병원을 찾은 부부들이다. 부부 상담을 해보면 사람이 똑같은 사건을 두고도 얼마나 서로 이기적인 관점으로 사건을 보는지 알 수 있다. 두 사람을 따로 불러서 얘기를 들어보면 완전히 다른 집안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하다. 이쪽에서 상대의 자극에 좋게 반응해주거나 상대의 반응에 어느 정도 무심하면 될 일 같은데도, 이를 절대 인정하지 않고 서로의 탓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이쪽이 살짝 건드리면 상대가 그에 대해 꼬투리를 잡고, 그 꼬투리에 불을 지피고, 불에 풀무질하고 기름을 부어서 큰일을 만든 다음, 서로가 나를 못살게 군다고만 생각한다. 상대의 도발에 반응하지 않은 채 평온하게 일관된 모습만 보인다면 절대 싸움이 확대될 리 없는데 말이다. 사람들이 나를 못살게 군다고 느껴질 때는 상대의 탓을 하기 전에 이렇게 생각해보자. 왜 나는 그가 나를 못살게 굴기 전에 미리 막지 못했을까? 반사 전이와 이상화 전이는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대단하고 완벽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만족을 얻고, 자신보다 훨씬 우월한 부모를 보면서 도전해야 할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 재능과 목표가 적절하게 균형을 잡게 되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제대로 되질 않아도 사람은 공허해진다. 만약 반사 전이는 잘 이뤄졌으나 이상화 전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자기가 대단한 줄만 알고 본받아야 할 대상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므로 결국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인간이 되고 만다. 반대로 이상화 전이는 잘 이뤄졌으나 반사 전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세상에 자기보다 나은 사람만 가득할 뿐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므로 항상 자신감 없이 눈치만 보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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